어제 첫 회식의 여파로 아침부터 속이 너무 좋지 않았다.
새벽 5시부터 눈이 떠져서 약도 먹어보고 물도 마셔보고 숙취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줄을 몰라했다.
불편한 속을 부여잡고 무사히 출근을 하고는 문득 오늘이 생태복원기사 합격발표날이라는걸 알았다.
시험의 합격률이 7%정도라는걸 알고 있던 터라 반쯤 마음 놓고 다시 응시 해야겠다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그래도 막상 합격자 발표날이 되니 혹시나 붙었으려나 떨리고 두근거렸다.
술도 덜깼겠다, 숙취로 머리도 아프겠다, 몽롱한 정신상태로 합격확인을 하면 덜 충격받을것 같다는 생각에 얼른 확인을 해보았다.
합격을 확인하자마자 스터디 단톡에 슬며시 결과를 물었더니 다행히 다들 합격이었다. 누구하나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같이 열심히한 보람이 느껴졌다.
자연생태복원기사는 조경기사에 합격한 후 학원선생님의 권유로 도전한 자격증이다. 조경기사를 땄으면 얼마든지 쉽게 딸수 있는데다가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혼자 할 수 있다는 말씀에 시작했다. 필기시험을 칠때까지만 해도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쉽네?! 별로 힘들이지 않고 딸수 있겠다!!생각했다.
하지만 실기는 좀 달랐다. 필답형은 범위가 너무 방대했고 어디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종잡을수조차 없었다. 작업형은 조경기사와 비슷한듯 다른 형식이라 이미 조경기사에 손이 익어있던 나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왕 시작한거 제대로 공부하고자 같이 시험치는 학교 동기, 선배와 함께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 스터디를 안했으면 어쩔뻔 했을까 싶을정도로 스터디에 많이 의존했고 그만큼 도움도 많이 됐다.
필답형은 생태복원기사 카페에 사람들이 복원해둔 시험문제들을 10년치를 모아다가 한번 모일때마다 1년치씩 모의시험을 쳤다. 시험일정이 다가올수록 점점 모의시험범위가 많아지긴 했지만 다들 꼬박꼬박 열심히 공부해왔다. 꼴등은 꿀밤 맞기 내기를 했는데 다 큰 사람들이 꿀밤때리고 맞는것도 웃겨서 맛밤 사오는걸로 바꿨다.
작업형은 모일때마다 하나씩 그려서 서로 비교하고 팁을 공유하고, 몰랐던 부분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에 조경기사 학원에서 작업형 보조선생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어서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부분은 자연스래 학원에 갈때 선생님께 여쭤보고 대답을 전해주는 식으로 궁금증을 해결했다. 시험 시간안에 작품을 완성해서 제출하려면 문제에 대한 답을 외워가는게 제일 안전한데, 생태복원기사는 작업형 안에 또다른 필답형이 있었기 때문에 외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제도만 알맞게 잘하면 되는 조경기사와는 달라서 애먹었던 부분도 이거다.
시험을 칠때에도 예상했던 문제와는 다른 것들이 너무 많이 나왔고, 섣불리 안나올거라고 판단하고 넘어갔던 것을 후회했었다. 시험을 치고 나온 후에 다 같이 모여 앉아 확실하게 맞춘 것과 틀린것을 구분하고 애매한 내용까지 확인하고나니 나의 예상점수가 파악되었다. 간신히 합격하거나 아슬하게 떨어질것 같은 예상이 들어 불안했는데,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후하게 점수를 주셨다고 느꼈다.
조경기사, 조경산업기사, 자연생태복원기사까지 땄으니 다음에는 산림기사까지 도전해볼까 생각도 하는 중이지만 직장인이 돼버렸으니 좀더 두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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